존 갈리아노, 메종 마르지엘라 떠난다?

패션계의 전설적인 디자이너 존 갈리아노가 메종 마르지엘라를 떠날 것이라는 소문이 퍼지고 있다. 2014년 메종 마르지엘라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합류한 후 10년 동안 파격적인 스타일과 놀라운 런웨이 룩을 선보이며 패션계에 센세이션을 일으킨 그가 앞으로 어떤 행보를 보일지에 대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현지 시간으로 22일, 여러 외신들은 갈리아노가 메종 마르지엘라의 재계약 제안을 거절했다는 소식을 전했다. 얼마 전 그는 인스타그램 게시물을 모두 삭제해 팬들 사이에서 심경의 변화가 있는 것이 아니냐는 추측을 불러일으켰다.

갈리아노가 메종 마르지엘라를 떠나 다른 브랜드로 향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현재 샤넬, 디올, 펜디 등의 이름이 거론되고 있으며, 특히 디올로의 복귀 가능성이 가장 높게 점쳐지고 있다. 과거 디올에서 ‘최고의 쇼맨’이라 불리며 상징적인 룩을 완성한 그의 성과를 고려하면 이는 충분히 가능한 시나리오다. 패션계는 그가 어느 브랜드로 향하든 큰 기대를 나타내고 있다.

1960년 영국에서 태어난 갈리아노는 런던에서 자라며 패션과 예술에 대한 열정을 키웠다. 16세에 이스트 런던 칼리지에서 섬유 디자인을 공부한 후, 런던 세인트 마틴 예술 학교에 입학해 패션을 본격적으로 탐구했다. 졸업 컬렉션 ‘Les Incroyables’을 선보이며 주목받기 시작한 그는 런던 이스트엔드에 자신의 스튜디오를 차리고 1980년대 영국 패션계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1987년 영국패션협회 ‘올해의 디자이너’로 선정되며 그의 경력은 전환점을 맞았다. 1995년에는 영국 디자이너로서는 최초로 프랑스 패션 하우스 지방시를 이끌게 되었다.

이듬해 갈리아노는 디올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임명되었다. 그는 예술적 미학과 현대적 룩을 결합한 파격적인 꾸뛰르 컬렉션으로 패션계에 신선한 충격을 안겼고, ‘역대 최고의 디자이너 중 한 명’으로 불리기 시작했다. 2009년에는 프랑스 최고 훈장인 레지옹 도뇌르 훈장을 받았다.

하지만 2011년, 그는 반유대주의적 발언과 인종차별적 발언으로 비판받아 디올에서 떠나야 했다. 이후 마약과 알코올 문제로 어려움을 겪었지만, 재활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자신의 발언에 대해 공식적으로 사과했다.

갈리아노는 2013년 오스카 드 라 렌타에서 잠시 일하며 패션계에 복귀했다. 2014년 메종 마르지엘라에서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본격적인 활동을 재개하며 대담하고 새로운 정체성을 브랜드에 녹여냈다. 메종 마르지엘라 2024 S/S 꾸뛰르에서도 그는 환상적인 컬렉션을 선보였다.

갈리아노가 정말 메종 마르지엘라를 떠날 것인지, 만약 그렇다면 어디로 향할 것인지에 대한 패션계의 관심이 뜨겁다. 그의 다음 행보가 어디로 향하든, 갈리아노의 독창적인 디자인과 창의력은 패션계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