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 센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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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파리 올림픽: 센강의 수질 오염 논란과 선수들의 건강 위험

파리 센강

센강 수질 정화
파리 당국은 센강 수질 정화를 위해 지하 터널과 지하수 저장 탱크 공사에만 14억 유로(약 2조 원)를 투입했다. 트라이애슬론 경기장인 알렉상드르 3세 다리 옆 센강의 수질을 체크하는 모습. 사진=신화/연합뉴스

2024 파리 올림픽, 센강 논란

2024년 파리 올림픽에서 가장 큰 관심을 받은 장소 중 하나는 센강이다. 이곳에서 철인 3종 경기와 10km 마라톤 수영이 열렸고, 프랑스 입장에서는 매우 상징적인 순간이었다. 센강에서 수영이 허용된 것은 무려 100년 만이며, 파리에서 하계 올림픽이 열린 것도 100년 만이기 때문이다. 파리 올림픽 조직위원회는 이를 기념하기 위해 ‘깨끗한 센강’이라는 슬로건을 내세우며 대대적인 홍보에 나섰다. 그러나 기대감 속에서도 우려의 목소리는 끊이지 않았다. 센강의 수질이 과연 수영에 적합한지에 대한 의문이 계속 제기되었고, 실제로 경기에 참가한 선수들 사이에서는 구토와 복통을 호소하는 사례가 발생했다. 그렇다면 센강은 정말 수영하기에 안전했을까?

 

1. 센강의 어두운 역사와 수질 문제

센강은 파리의 아름다움을 상징하지만, 동시에 ‘세계에서 가장 더러운 강’이라는 오명을 가지고 있다. 센강의 수질은 악화되어 1923년부터 수영이 금지되었고, 이러한 금지 조치는 올림픽 직전까지도 이어졌다. 올림픽 개최를 앞두고 수질 모니터링 단체인 ‘서프라이더 재단’이 6개월 동안 실시한 검사 결과는 충격적이었다. 채취한 14개 샘플 모두 대장균과 장구균의 농도가 수영 적합 기준을 충족하지 못한 것이다. 이에 재단 관계자는 “선수들이 오염된 물에서 수영을 한다면 건강에 심각한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파리 당국은 이러한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 막대한 투자를 단행했다. 올림픽 준비 과정에서 가장 큰 예산이 투입된 곳은 새로운 경기장이나 시설이 아닌 바로 센강 정화시설이었다. 지하 터널과 지하수 저장 탱크 공사에만 14억 유로(약 2조 원)를 투입해 오폐수가 강으로 유입되는 것을 막는 시설을 구축했다.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올림픽 기간 중 예상치 못한 폭우와 집중호우로 인해 센강의 수질은 다시 악화되었고, 선수들은 직접적인 영향을 받았다.

 

2. 선수들의 건강 문제와 대응 방법

실제로 경기에 참가한 선수들 중에서는 구토 증세와 복통을 호소하는 사례가 빈번했다. 벨기에 혼성 계주 대표팀의 클레어 미셸은 경기 하루 전 “몸이 아파서 기권한다”고 밝히며 대장균 감염 사실을 공개했다. 스위스의 아드리앙 브리포드 역시 철인 3종 남자 개인전에 참가한 후 감염병 진단을 받고 기권했다. 그뿐만 아니라 경기 후 전 세계로 생중계된 장면에서 캐나다의 타일러 미슬로추크 선수는 결승점을 통과한 직후 구토를 하기도 했다.

각국의 선수들은 이러한 위험을 대비해 다양한 대응책을 마련했다. 호주의 철인 3종 선수 캐롤린 브로데릭은 대장균에 대비해 한 달 전부터 약을 복용하고 경기 후에도 항생제를 섭취했다고 밝혔다. 영국 선수들은 수영을 마친 후 소독제로 피부를 철저히 세척하는 방법을 사용했다. 그러나 일부 방법은 전문가들의 비판을 받기도 했다. 예를 들어, 미국의 세스 라이더 선수는 “대장균에 익숙해지기 위해 파리에 도착한 후 손을 씻지 않았다”고 밝혔지만, 이는 감염 예방에 효과적이지 않다는 지적을 받았다.

 

3. 센강 수영의 위험성과 앞으로의 과제

전문가들은 센강에서 수영하는 것이 선수들의 건강에 심각한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한다. 철인 3종 연맹이 정한 수영 적합 기준에 따르면, 대장균의 경우 100ml당 최대 1000CFU, 장구균은 100ml당 400CFU 미만이어야 한다. 이보다 오염된 물에서 수영할 경우, 위장염, 결막염, 피부 질환 등이 발생할 수 있으며, 물을 한 모금만 마셔도 설사를 할 수 있다. 센강의 경우 대장균뿐만 아니라 다양한 병원균과 바이러스가 존재할 가능성이 높다.

또한, 미국 존스 홉킨스 보건안보센터의 아메시 아달자 박사는 “강물에는 대변뿐만 아니라 다양한 오염물질이 있다”고 지적하며, 호수나 강에서 수영하려면 비가 온 후 최소 48시간을 기다리는 것이 안전하다고 조언한다. 센강의 수질 오염 문제는 올림픽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라 파리의 환경 문제와도 직결되어 있다. 파리 당국은 올림픽 이후에도 센강 정화에 대한 지속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2024년 파리 올림픽은 센강에서의 수영 경기로 많은 이목을 끌었다. 하지만 수질 오염 문제는 선수들의 건강을 위협하는 심각한 문제로 떠올랐다. 파리 당국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센강의 오염은 여전히 해결되지 않은 채 남아 있으며, 선수들의 건강 문제는 이번 올림픽의 어두운 그림자로 남았다. 이번 논란은 환경과 스포츠의 조화가 얼마나 어려운 과제인지 보여주며, 앞으로의 국제 스포츠 행사가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재고할 필요성을 제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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